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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랑이8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 저녁은 정말 아름답고 평화로운 밤입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누가복음‬ ‭2‬:‭14‬ ‭-오늘 밤은 성탄 전야입니다.창밖의 불빛보다 먼저 떠오르는 건, 내 곁에서 숨 쉬는 작은 생명들의 온기입니다. 고양이의 조용한 눈빛, 강아지의 흔들리는 꼬리. 그들은 말을 하지 않지만, 오늘이 평소와 다른 밤이라는 걸 아는 듯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문득, 이 밤을 함께하지 못한 존재가 떠오릅니다. 또랑이.같은 자리에 있었다면, 지금쯤 내 발치에 몸을 말고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었을 아이. 함께였으면 더 따뜻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이 밤엔 유난히 또렷해집니다. 떠났어도 사라지지 않는 건 기억이고, 기억은 여전히 나를 지켜봅니다. 나의 천사, 나의 사랑, 수의입고 멀리멀리 떠났네…‘.. 2025. 12. 24.
초겨울의 문턱에서, 다시 너를 만난다 + 가을을 품은 시(詩) 초겨울의 문턱에서…라디오 소리도 꺼진 채, 나는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차창 밖으로 스치는 가로수의 그림자가 유난히 길었다.문득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 늘 그 자리에 있었던 작은 몸짓, 눈망울, 하얀 분수머리.창문에 코를 대고 바람 냄새를 맡던 모습,신호에 걸릴 때마다 이유 없이 나를 올려다보던 눈빛.그 눈빛 하나로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던 시절이 있었다.오늘은 이상하게도 그 장면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한두 컷이 아니라, 살아 있던 시간들이 통째로.운전 중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나는 그 기억들에 잠겨 눈앞이 하얗게 희미해졌다.이를 악물수록 더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그것.차 안은 현실이었지만, 마음은 그 실루엣에 가 있었다.가을이 끝나갈 무렵, 우리는 이별을 해야 했다.그때의 가을은 너무도 평온하고 하늘은 .. 2025. 12. 15.
5화 : 노래하는 강아지, 직접 들어보세요! 지난 이야기 (4화) : ◀ 네 번의 수술, 다시 서다사택으로 내려온 아내는 지방 도시에서 급히 1차 수술을 하고 또랑이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옵니다. 처음 만난 미미와 초코를 바라보는 또랑이. 그는 생명을 부탁한 죄책감에 아픔도 표현 못한채 새로운 공간의 분위기에 맞추려는 듯 조심스럽게 몸짓을 아끼고 있었습니다. 나이로 볼때 미미, 초코는 둘 다 언니로 서열도 나중이지만 미미의 포스와 초코의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는 것 같아 안심하는 것 같습니다. 같은 숨이 흐르는 공간에서 서로는 익숙해져 갔고 또랑이는 세 번의 수술을 더 받았습니다. 그 힘든 고통을 이겨낸 또랑이. 지금은 회복의 시간을 보내는 중입니다.🔙 4화로 가기 ◀ 네 번의 수술, 다시 서다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그의 몸에는 서서히 봄의 .. 2025. 12. 7.
4화. 네 번의 수술, 다시 서다 지난 이야기 (3화) : 따라오던 작은 발자국죽음과 싸우고 있는 그를 정말 극적으로 도랑에서 구조하여 사택으로 데리고 와 서울에 있는 아내에게 SOS를 보냅니다. 다음날은 정말 눈이 많이 왔습니다. 아내는 미미와 초코를 데리고 눈길을 헤치며 내려옵니다. 처음 만난 또 낯선 사람. 그리고 친구들 둘. 자신의 모습과 또 다른 미미와 초코를 바라보는 또랑이는 아직 경계를 멈추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누군가를 의지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합니다. 아내는 그를 데리고 시골 병원을 갑니다. 부담가는 치료비, 처음 만난 사고로 다친 낯선 아이. 여러 생각이 올라왔지만 무엇보다 우선 살리기로 하고 급히 첫번 째 수술을 마칩니다. 그리고는 그를 데리고 서울로 향합니다. 🔙 3화로 가기 ◀ 따라오던 작은 발자국서울.. 2025. 12. 6.
3화 : 따라오던 작은 발자국 지난 이야기(2화) : 사택의 따뜻하고 평온한 밤사고가 나 뒷다리가 골절된 상태에서 죽음만 기다리던 연약한 생명. 그를 정말 우연히 극적으로 건져내 사택으로 데려와 첫날 밤을 보냅니다. 그는 살았다는 안도감과 배고픔의 욕구가 해결되자 거리의 고단함이 눈녹듯 사라지는 듯 보였고, 아직은 어색한, 낯선 보호에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청합니다. 그 잠은 거리의 고통스런 기억과 말할 수 없는 통증을 잠시 잊게 하는 달콤한 휴식이 되었고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이 뒤섞인 정말 오랜만의 깊은 잠이었습니다. 🔙 2화로 가기 ◀ 사택의 따뜻하고 평온한 밤밤새 눈이 내렸다.사택 앞마당은 하얗게 묻혀 있었다.창문 너머의 세상은 고요했고,그 안엔 냉기와 침묵이 뒤섞여 있었다.도랑 풀숲, 그 자리.어제 밤, 그 아이를 데려오.. 2025. 12. 5.
2화. 사택의 따뜻하고 평온한 밤 지난이야기(1화) : 겨울, 도랑에서 만난 아이지방 근무할 때 시골교회 앞 도랑에서 만난 사고 유기견 말티즈 ‘또랑이’. 사고로 뒷다리 둘 다 골절되어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도랑 마른 풀숲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그 아이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운명처럼 저를 만납니다. 그런데 사실은 제가 그를 구조한 것이 아니라 그가 저를 기다렸고 부른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를 차에 싣고 우선 허기부터 채울 사료를 구하려 시내를 돌아다녔으나 저녁 늦은 시간이라 얻지 못하고 그냥 사택으로 데려오게 됩니다. 🔙 1화로 가기 ◀ 겨울, 도랑에서 만난 아이문을 닫자조용한 방 안에 겨울의 냉기와 히터의 따뜻함이 천천히 섞였다.박스 안에는 작은 이불 한 장.그리고 그 위에 아직 생의 무게를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는 몸이 놓.. 2025.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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