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3시, 우리 집 제일 큰 녀석 별이가 텅 빈 천정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늘 그렇듯 천정엔 아무것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분명 아무것도 없는데, 녀석의 동공은 최대로 확장되어 있고, 귀는 내가 들을 수 없는 주파수를 향해 레이더처럼 회전하고 있었습니다. 고개를 천천히 움직이며 '그것'을 따라가는 시선. 나는 불안했지만 녀석은 차분했습니다. 난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뭘 본 거지? 귀신인가? 아니면 내 눈엔 안보이는 외계 생명체인가? 그런 생각이 올라와 좀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섯 마리의 유기묘를 키우면서 깨달은 게 있다.
우리가 보는 세상과 고양이가 보는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 인간은 가시광선(Visible Ray, 빨주노초파남보) 380~700nm만 본다고 한다. 그런데 고양이는 자외선(紫外線) 즉, UV(UltraViolet : 보라색 이상의 빛)까지 본다. 우리 눈에 하얀 벽이 고양이에겐 소변 흔적으로 가득한 지도라고 한다. 같은 공간에 살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채널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이해는 되지만 참 신기하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왜 고양이를 신으로 섬겼을까?
처음엔 이해가 안 됐다. 고양이를 신으로?
그런데 이집트 신화를 찾아보니 놀라웠다.
고양이 여신 바스테트는 태양신 라의 딸이다. 라가 밤마다 지하세계를 여행할 때, 거대한 뱀 아포피스가 그를 공격한다. 이때 고양이 형상으로 변한 라가 뱀의 목을 물어 세상을 구한다는 이야기다.
이집트인들이 본 것은 단순한 쥐잡이가 아니었던 것 같다. 밤에 빛나는 눈. 소리 없는 움직임. 죽음에서 돌아오는 듯한 생명력. 그들은 고양이가 우리와 다른 세계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존재라고 믿었다. 다섯 마리를 키우며 나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이 녀석들은... 뭔가 다르다.
양자역학이 증명한 고양이의 초능력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야기는 들어봤을 것이다.
양자 중첩 상태를 설명하는 사고실험이지만, 실제로 고양이들을 키우다 보면 이해가 안 되는 일들이 정말 많다.
몇 가지 사례를 찾아봤다.
1. 지진 예측 : 2011년 동일본 대지진 3일 전, 일본 전역의 고양이들이 집단 이상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지진학자들도 감지 못 한 전조를 고양이들은 알았다.
2. 주인의 귀가 시간 : 영국 생물학자 루퍼트 셸드레이크의 연구를 보면 놀랍다. 고양이들은 주인이 '집에 가야지' 생각하는 순간부터 문 앞에서 기다린다고 한다. 거리나 교통편과 무관하게. 와우!
3. 죽음을 아는 고양이 : 미국 로드아일랜드의 요양원 고양이 '오스카'. 6년간 50명 이상의 임종을 정확히 예측했다. 죽기 2시간 전 환자 침대에 올라가 마지막까지 함께했다는 이야기다. 가끔 솔이가 내 배위에 잘 올라오는데 올라오지 말라고 해야겠다. 기분이 꿀꿀하다.
이런 걸 읽다 보면...
우리 집 고양이들도 내가 모르는 뭔가를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고양이가 우리 집에 오는 진짜 이유
나는 유기묘 다섯 마리를 데려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본 속담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고양이는 집을 선택하고, 개는 주인을 선택한다."
우리 집에 온 다섯 고양이는 우연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풍수를 찾아보니 고양이는 '음기를 조절하는 존재'라고 한다. 집안의 나쁜 기운이 너무 강할 때 고양이가 스스로 찾아와 균형을 맞춘다고 한다. 특히 유기묘, 길고양이 출신은 생존 과정에서 더 강한 영적 감각을 발달시킨다고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 녀석들이 내게 온 게 아니라 내가 필요해서 부른 건지도 모르겠다. 우리 집이 그렇게 음기가 강했던가. 다섯이나 오다니. 괜히 분위기가 음산해진다.
새벽 3시,
고양이의 미친 질주(The Zoomies)의 비밀
여러분도 경험했을 것이다.
새벽 3-4시, 갑자기 집안을 미친 듯이 달리는 고양이들. 정말 시끄헙고 귀찮을 때가 많다. ‘야! 좀 조용햇!‘ 하기 일쑤인데… 영어로 이 시간을 'The Witching Hour'라고 한다. 마법의 시간. 세계 모든 문화권에서 이 시간을 경계했다고 한다. 찾아보니 이유가 있었다. 멜라토닌, 코르티솔 등 호르몬 분비가 급변하는 시간. 인간의 뇌파가 가장 불안정한 시간. 심리학에서는 '초자연적 경험'이 가장 많이 보고되는 시간이라고 한다.
바로 그 시간, 우리 집 고양이들도 미친 듯이 달린다.
과학적으로는 야행성 본능, 에너지 발산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다섯 마리를 키우는 집사로서 확신한다. 저건 그냥 달리는 게 아니다. 뭔가를 쫓거나, 뭔가로부터 도망치거나, 뭔가와 놀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또 털이 곤두선다. 그러다가 한편 녀석들이 지켜준다고 생각하니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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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그르렁거림 : 28Hz의 치유 주파수
둘째 녀석 솔이가 내 무릎에 올라와 그르렁거릴 때가 많다. 특히 내가 피곤하고 몸이 아플 때. 이유를 찾아보니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고양이가 그르렁거릴 때 나는 진동이 25-50Hz에 있단다. 의학 연구에서 이 주파수 대역은, 뼈 밀도 증가, 근육 치유 촉진, 통증 감소, 혈압 하강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고양이는 자기 치유를 위해 그르렁거린다. 그런데 왜 우리 무릎 위에서 하는 걸까? 나이팅게일이 전쟁터에서 고양이를 환자 곁에 두면 회복이 빠르다고 기록했다는 걸 알게 됐다. 현대 애니멀 테라피에서도 고양이의 그르렁거림은 실제 의료 보조수단으로 연구된다고 한다. 이 녀석들은 내가 아픈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다가온다.
고양이와 평행우주
고양이는 하루 16시간을 잔다.
우리는 '잔다'고 하지만, 나는 요즘 다르게 생각한다. '다른 곳에 있다'고. 렘(REM, 급속안구운동성) 수면 중 고양이의 뇌 활동은 깨어있을 때보다 활발하다고 한다. 신비주의자들은 꿈을 꾸는 게 아니라 다른 차원을 여행한다고 해석한다.
막내 녀석 턱시도 공주가 자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나를 빤히 쳐다볼 때가 있다. 3초 후 다시 잔다. 처음엔 이상했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그 3초 동안 녀석은 나를 확인한 게 아니라 '여기'로 돌아왔는지 확인한 거다.
왜 고양이는 선물을 가져올까.
▲ 죽은 쥐의 의미
고양이가 죽은 쥐를 가져온다는 건 의미가 있다.
나는 죽은 쥐를 가져오는 원시적인 고양이에게 무능력한 사냥꾼이라고 했다. 고양이가 죽은 쥐, 새, 벌레를 가져오는 건 '선물'이 아니라 '교육'이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에게 사냥을 가르치는 방식. 내게 죽은 쥐를 갖고 왔다면 나는 고양이에게 영원한 새끼고양이인 셈이다.ㅠㅜ
하지만 영적 관점에선 다르다고 한다.
고양이는 집의 부정한 기운을 사냥해서 제거한 거라고 말이다. 죽은 쥐는 상징이다. "내가 지켰어"라는 의미. 이제는 그렇게 받아들여야겠다. 오히려 고맙다고, 잘했다고 말해줘야지. 하지만 집에서 쥐를 잡을 일은 결단코 없다. 혹시 바퀴벌레는 몰라도.

고양이가 나를 보는 방식
개는 주인으로 본다. 고양이는 동료로 본다.
이게 가장 중요한 깨달음이었다. 개는 주인을 리더로, 신으로 본다. 고양이는 나를 크고 서툰 고양이로 본다.ㅠㅜ
그래서 고양이는 혼날 때도 '미안해'가 아니라 '왜 화났어?'라는 표정이다. 동등한 관계에서의 소통. 고양이를 키운다는 건 신을 섬기는 것도, 아기를 키우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나보다 오래 산 영혼과 한 공간을 나누는 것이다.
우리 집 다섯 고양이는 세 자매(별,솔,깜)는 한 곳, 둘(여름, 공주)은 서로 다른 세계에서 왔다. 그들이 우리 집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부터, 우리 집은 여러 차원이 교차하는 이른바 플랫폼, 포털이 되었다.
새벽 3시에 고양이가 허공을 응시할 때, 이제 나는 두렵거나 놀라지 않는다. 녀석들은 나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내가 볼 수 없는 어떤 것으로부터. 그렇다고 전혀 쭈볏거림이 없지는 않다. 가만히 있어도 자꾸 이상한 생각이 올라오니까…
블로거의 생각 조각
고양이를 키우는 건 미스터리와 함께 사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게 바로 5000년 동안 인간이 고양이에게 매혹된 이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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