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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스토리

고양이 다섯 자매와 사는 삶이 내게 가르쳐준 일상 철학

by 캣츠닥스 2025.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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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다섯이나 키운다는 말은 늘 같은 반응을 끌어낸다.
“힘들지 않아요?”
하지만 정작 내게는 그 질문이 늘 조금 낯설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은 내 일상을 힘들게 만들기보다 규칙을 만들고, 감정을 다듬고, 하루의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고양이를 ‘고독한 동물’이라고 생각하지만, 다섯 마리와 함께 살다 보면 그 말은 절반만 맞다. 고양이는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지만, 사람의 에너지 흐름을 누구보다 빨리 읽어내는 존재다. 내가 마음이 조금 뒤틀린 날엔 별이와 솔이가 침대 모서리에 앉아 묵묵히 내 쪽을 바라본다. 솔이는 아예 누워있는 내 배 위로 올라온다. 그 행동이야말로 나를 붙잡아주는 조용한 대화다.


1. 각자의 성격은 하나의 작은 우주다.


다묘가정의 가장 큰 매력은 고양이는 하나하나가 완전히 다른 세계라는 사실을 매일 증명한다는 것이다.

별이는 듬직한 관찰자다. 사람의 말투, 걸음소리, 손의 움직임까지 보고 이해하려 한다. 몸이 좀 무거운 것이 약점이긴 하지만, 무겁게 보일 뿐 여전히 날렵하다.
솔이는 사회적인 아이로, 고양이보다 사람을 더 좋아한다. 항상 먼저 인사하고 먼저 다가온다. 다만, 조용히 사고치는 엉뚱함이 있다.
까미는 애교 덩어리지만, 과한 손길을 싫어한다. 어릴 때 아파서인지 사랑을 원하는 아이. 의지력이 굉장히 강하다. 엄마에게 간식달라고 소리치는 아이는 공주와 함께 한 축을 이룬다.
여름이는 강한 모성애를 가졌다. 네 아이를 키운 엄마다. 새끼와 헤어져 몇날 며칠을 울며 지냈다. 그래서 늘 고독하게 보이고 고개만 돌려도 마음이 짠하다.
턱시도 공주는 멋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마음을 잘 안열어준다. 내가 잘 때는 조용히 와서 꼬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하다가도 내가 일어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화들짝 놀라 달아난다,

이렇게 다섯의 성격이 모여 하나의 ‘가족’을 만든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관계 속에서 부딪히고 조율하는 모든 과정이 사실은 ‘성격의 우주’가 서로의 궤도를 맞추는 일이다.

고양이들에게 그걸 배웠다.
억지로 끌어당기지 않고, 멀어지는 것처럼 보여도 불안해하지 않는 것. 관계에는 각자의 간격이 필요하다는 단순한 진리.

듬직한 별이, 시골에서 새끼때 솔이 까미와 함께 구조되어 서울로 왔다. 호랑이 새끼라고도 부른다.

2. 스트레스가 많은 날엔 고양이가 먼저 알고 온다.


하루 중 가장 신기한 순간은 이것이다.
내가 힘든 날이면, 반드시 한 아이가 내 무릎 위에 올라온다. 솔이가 특별히 더 그렇다. 누워 있으면 배위에 올라와 고개를 내밀고 ‘왜 그래요?’하는 투로 연기한다. 고양이가 배위에 올라왔다는 소리는 자주 듣는 소리는 아닐 것이다.

말을 하지 않아도 감정을 읽는 능력.
그건 고양이가 ‘동물적 본능’으로만 읽는 것이 아니다.
집사와 함께 보내온 시간을 통해 표정의 작은 변화, 목소리 톤, 걸음의 무게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아지와 또다른 매력이 거기에 있다.

사람 사이에서도 이렇게 예민하게 감정을 읽어주는 관계가 얼마나 될까?
그래서 나는 이 아이들에게서 배운다.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곁을 조용히 지켜주는 것이라는 걸.

솔이와 여름이 : 솔이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성격이나 사부작거려 일을 많이 만드는 녀석이다. 여름이는 유기묘로 새끼 네마리를 키운 전력이 있어 모성애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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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섯 고양이가 가르쳐준 ‘공존의 기술’


다묘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질서다.
하지만 그 질서는 억지로 만든 규칙이 아니다.
서로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흐름’ 같은 것이다.

아침에는 별이가 먼저 깨운다.
밥을 주면 솔이가 먼저 냄새를 확인하고, 여름이는 멀리서 기다린다. 까미는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공주는 마지막에 간식 달라고 소리치다가 주면 눈치껏 오도독 소리내며 먹고 귀신같이 사라진다.

이 작은 질서가 하루를 안정시킨다.
공존이란 결국 서로의 리듬을 이해하는 일임을 고양이들은 알고 있다.
사람도 여기에 답이 있다.
우리는 상대를 내 리듬에 맞추려 할 때 갈등이 생긴다.
하지만 타인의 리듬을 그대로 인정하면 그 순간부터 관계가 부드러워진다.

턱시도 공주 : 유기묘로 입양 대기하다 우리집에 푹 눌러앉아 버렸다.

4. 고양이들은 내 일상의 속도를 조절해 준다.


고양이는 빠르게 움직이다가도 멈추고,
가끔은 아무 이유 없이 햇빛이 드는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법을 안다.

나는 고양이들을 보며 ‘멈춤의 가치’를 배웠다.
멈추는 순간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삶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라는 것을.

사람은 늘 바쁘게 살아가지만,
고양이는 순간을 산다.
함께 지내다 보면 나도 어느새 그 리듬을 닮아간다.
밥 냄새, 바람, 오후의 조용한 그림자,
그 작은 것들을 다시 보게 된다.

까미 : 시골에서 올라온 세자매 중 하나. 새끼때 죽을 것 같았으나 지금은 다른 애들 못지않게 건강하다. 혼자 있는 것보다 항상 같이 있기를 좋아한다.


5.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은 결국 ‘사랑이 흘러가는 구조’가 된다.


고양이 다섯을 키우면 집이 어지럽고 시끄러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집은 더 조용하고 더 따뜻하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은 말이 없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집사의 감정을 섬세하게 지켜보고, 공간을 나누면서도 서로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다.

나는 이 아이들에게 배운다.
사랑이란 크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머무는 것,
그리고 상대가 원하는 만큼만 다가가는 것이라고.



고양이 5남매는 내 하루를 바꾸고,
내 마음의 리듬을 다듬고, 내 삶의 철학을 새로 쓰게 했다.

다섯 마리의 눈빛, 걸음, 숨결 속에는
사람보다 더 사람이 이해받는 방법이 들어 있다.

오늘도 나는 이 작은 스승들과 함께 산다.
그리고 이들의 삶을 기록하는 일이 누군가의 하루에도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다시 한 편의 글을 올린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것들에서 배운다는 것,
그것이 길지 않는 인생에서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그들을 보며 일순 그런 생각이 든다.




블로거의 생각 조각
동거한다는 건 책임지는 것이다.
책임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절대로 집에 아이들을 데려와서는 안된다. 그들도 소중한 생명이고 같은 하늘 아래 ‘함께’ 호흡하는 경이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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