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지 불과 몇 시간, 고양이가 보인 이상한 행동의 정체
입양 첫날 밤의 기묘한 행동
2022년 8월 8일 새벽 4시 30분, 영국 노팅엄.
42세 샘 펠스테드(Sam Felstead)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날 저녁, 그녀는 7살 검은 고양이 빌리(Billy)를 입양했다. 빌리는 새로운 집에서의 첫날 밤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무언가가 그녀의 가슴 위에 올라왔다.
무게감이 느껴졌다. 아직 잠에서 덜 깬 상태로 눈을 뜨려는 순간, 얼굴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빌리가 그녀의 코를 물고 있었다.
“아파!” 샘은 소리쳤다.
하지만 빌리는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그녀의 가슴을 발로 두드렸다. 마치 심폐소생술을 하듯이. 그리고 다시 코를 물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보통 고양이라면 새 집에서 첫날 밤, 주인 곁에 조용히 누워 있거나 집안을 탐색할 것이다. 그런데 빌리는 왜 이런 이상한 행동을 한 걸까?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샘이 완전히 깨어났을 때, 그녀는 끔찍한 사실을 깨달았다.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오른쪽으로 날카로운 통증이 내려왔다.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는 걸 직감했다.
“엄마!” 그녀는 간신히 소리쳤다.
다행히 어머니가 함께 살고 있었다. 어머니가 급히 달려왔고, 딸의 상태를 본 순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당장 병원에 가야 해!”
샘의 어머니는 딸을 급히 차에 태워 노팅엄 퀸즈 메디컬 센터로 향했다. 새벽 시간이었지만 응급실은 곧바로 그녀를 받아들였다. 각종 검사가 시작되었다.
의사들이 진단 결과를 들고 돌아왔을 때, 샘은 믿을 수 없었다.
“심장마비였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에 발생했어요.”
42세의 젊은 나이에, 특별한 병력도 없었던 그녀가 심장마비를 겪은 것이다. 의사는 덧붙였다.
“제때 병원에 오셨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했을 겁니다.”
입양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샘은 그제야 빌리의 행동을 이해했다.
빌리는 그녀가 심장마비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입양한 지 불과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빌리는 평소에 제 곁에 앉는 고양이가 아니에요. 하지만 그날 밤엔 절 혼자 내버려 두지 않았어요.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던 거예요.”
샘은 BBC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빌리가 제 목숨을 구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제 주변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해요.”
검사 결과, 샘의 관상동맥 중 하나가 막혀 있었다. 이것이 심장마비를 일으킨 원인이었다. 만약 빌리가 그녀를 깨우지 않았다면, 샘은 잠든 채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
더 놀라운 건, 빌리가 새 집에 온 지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직 집안 구조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시간. 주인과의 유대감도 형성되지 않았을 시간. 그런데도 빌리는 주인에게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감지하고 행동에 나섰다.

고양이는 정말로 ‘감지’할 수 있을까?
동물행동학자들은 고양이가 인간의 건강 이상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급성 질환의 경우, 고양이는 인간이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변화를 포착한다.
생리학적 변화 감지
심장마비가 발생하면 호흡 패턴이 바뀌고, 체온이 변하며, 땀의 화학 성분이 달라진다. 고양이의 후각은 인간보다 14배 이상 예민해서 이런 미세한 화학적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행동 변화 감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무의식적인 움직임의 패턴이 변한다. 고양이는 이런 미묘한 행동 변화를 감지하고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안다.
유사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의 한 고양이 ’월터(Walter)’는 주인 헤이즐의 혈당이 떨어질 때마다 깨워서 50번 이상 생명을 구했다. 흥미로운 점은 헤이즐이 원래는 당뇨 경보견을 입양하려 했지만, 그 개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오히려 월터가 그 일을 완벽하게 해냈다는 것이다.
영국의 고양이 ’톰(Tom)’은 20년간 냉담하게 지내던 주인 수 맥켄지의 목 뒤를 갑자기 계속 두드리기 시작했다. 짜증이 났지만 병원에 가본 수는 그 부위에 암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수술 후 완치되자, 톰은 다시 냉담한 고양이로 돌아갔다.
생명을 구하는 본능
고양이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여러 가설을 제시한다.
생존 본능 - 고양이는 무리 생활을 하지 않지만, 함께 사는 존재의 건강이 자신의 생존과도 연결된다는 것을 안다. 주인이 위험하면 자신도 위험하다.
유대감 - 고양이는 독립적이라는 인식과 달리, 주인과 강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한다.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의 65% 이상이 주인에게 ‘안전한 애착’을 형성한다.
공감 능력 - 최근 연구들은 고양이도 개처럼 공감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인이 고통받는 것을 보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한다.
빌리의 경우, 입양 당일이었기 때문에 유대감은 아직 형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순전히 본능적 감지 능력으로 샘의 위기를 알아챈 셈이다.

“빌리가 아니었다면…”
병원에서 퇴원한 샘은 집으로 돌아왔다. 빌리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소처럼 행동했다. 창가에 앉아 새를 구경하고, 사료를 먹고, 낮잠을 잤다.
하지만 샘은 빌리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그녀는 BBC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의사 선생님이 제게 말했어요. ‘빌리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여기 없었을 겁니다’라고요.”
노팅엄 퀸즈 메디컬 센터의 리셉셔니스트로 일하던 샘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일하던 바로 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동료들은 모두 빌리의 이야기를 듣고 놀라워했다.
“저는 밤에 잠들면서 괜찮다고 느꼈어요. 하지만 몸속에서는 심장마비가 일어나고 있었죠. 제가 그걸 전혀 몰랐어요.”
샘은 현재 완전히 회복했고, 빌리와 함께 건강하게 살고 있다. 빌리는 여전히 주인 곁에 늘 있는 타입의 고양이는 아니다. 하지만 그날 밤, 그 몇 시간 동안만큼은 완벽한 생명의 은인이었다.
우리가 몰랐던 고양이의 능력
“고양이는 차갑다”, “고양이는 자기밖에 모른다”는 오해는 이런 이야기들로 인해 조금씩 깨지고 있다. 빌리처럼, 수많은 고양이들이 조용히 주인의 곁을 지키며 위험을 감지하고 있다.
혹시 여러분의 고양이가 평소와 다르게 행동한다면? 귀찮아서 무시하지 말고 한 번쯤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그것이 단순한 장난일 수도 있지만, 빌리처럼 생명을 구하려는 신호일 수도 있으니까.
새벽 4시 30분, 주인의 가슴에 올라가 코를 문 검은 고양이. 그것은 짜증나는 행동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필사적인 신호였다. 입양 첫날 밤, 아직 서로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였지만, 빌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본 사례는 실화에 기반하되, 일부 세부 정보는 출처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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