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지 않으려는 것들
겨울이 먼저 와 있었다.
아침의 공기가 말없이 단단해질 때,
나는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부르면 더 또렷해질까 봐.
목소리는 낮은 서랍에 넣어두었다.
열지 않으면 먼지가 쌓이는 곳.
몸짓은 문턱에 걸어 두었다.
지나갈 때마다 발목에 스치도록.
아플 때 숙였던 고개는
사진 속 각도로 남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조금씩 빛을 잃었다.
빛을 잃는다는 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나를 덜 부르는 일이었다.
이별 전날부터의 고통은
말이 없었다.
말이 없다는 건
이미 충분히 말해버렸다는 뜻이라서
나는 듣지 않는 척을 배웠다.
시간은 성실했다.
매일을 지나며
기억의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었다.
나는 그 둥글어짐이
편안해지는 일인지, 놓치는 일인지
끝내 묻지 않았다.
눈이 오지 않는 겨울에도
차가움은 남는다.
남는 것들은 늘 조용해서
놓치기 쉽다.
그래서 오늘은 부르지 않는 대신
적어 둔다.
잊어지는 쪽으로 기우는 시간을
잠시 붙들기 위해.
사라지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남아 있음을 확인하려고.
또랑이를 보낸지 두 달이 되었네요.
가을의 한가운데서 낙엽처럼 가버린 작은 생명.
녀석이 문득문득 생각날 때마다
현재가 과거를 치유하려고 애를 씁니다.
이렇게 조용한 밤이면
더욱 더 그 녀석이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이렇게 시를 써봅니다.
그러면 그 행간 가운데서 녀석이 ‘아빠‘하고
소리쳐 나올 것 같기 때문입니다.

유기견이었던 우리 또랑이의 삶과 죽음,
그 가슴 깊숙한 곳에서의 울림이 기록된 곳이 있습니다.
그립고 마음이 아프면 읽고 또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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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사, 나의 사랑, 수의입고 멀리멀리 떠났네…
‘자, 눈을 크게 뜨고 또 귀를 열고 세상을 넣어봐. 푸른 나무들, 간지럽게 부는 바람, 저 많은 소리들, 달콤한 냄새들,나뭇가지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밝은 햇살, 이슬에 젖은 꽃잎들, 저 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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