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10화) : 그를 떠나보낸 날, 남은 자리들
세상에서 13년 동안 쉼없이 굴곡을 넘어온 또랑이의 숨은 그 생명이 본래 왔던 곳인 영원한 곳, 또 다른 세계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수많은 눈물의 사연들이 걸려있는 장례식장.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과 아쉬움을 느끼며 평온하게 누워있는 또랑이 몸에 입맞춤을 하고 그를 보냈습니다. 이제 그는 갔지만 그가 세상에서 우리와 함께 했던 몸짓은 가슴에 추억과 그리움의 실루엣으로 남았습니다.
그 장례절차와 장례식 분위기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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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리를 옮겨 앉는다 - 마지막 화
‘그깟 동물 하나?’…13년 강아지 떠나보낸 내가 슬퍼하는 진짜 이유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 슬퍼할 일도 많은데, 사람도 아닌 그깟 동물 하나 떠났다고 그리 슬퍼할 일인가.”
그래, 어쩌면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울고, 그리워하고, 가슴이 애틋한 이유는
단순히 ‘동물’ 하나를 잃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건 ‘상실의 아픔’ 때문이다.
사랑했던 존재가 사라지면
그가 머물던 자리가 텅 비고, 그 자리를 바라볼 때마다
그 안에서 ‘함께 살던’ 나의 일부가 빠져나간다.
결국 나는 나 자신의 일부를 잃은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에서 이렇게 말했다.
’원래 내 안에 들어 있었던 분신들이 세상 밖으로 나가 다른 모습으로 살면서, 때가 되자 자석에 끌리듯 다시 내 인생의 희로애락의 대상으로 왔다가, 결국 아프게 사라지는 바로 나(들)을 ‘상실’한 과정이라고‘
그 말이 어쩐지 내 이야기와 닮았다.
또랑이는 내 분신이었다.
그는 내 안의 사랑이었고, 연민이었고, 늘 연약하고 미숙한 따뜻함이었다. 그가 세상으로 나와 운명적으로 내 품에 안겼고,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 곁에 살았다.
그의 숨결 속에서 나는
기다림을 배웠고, 침묵을 견뎠으며, 힘들었을 때 위로가 되었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함께 있음’이라는 걸 알았다.
비록 그는 강아지였지만 ‘사람’ 같았고 나는 가끔씩 내 모습을 그에게서 보았다. 아니, 나보다 훨씬 나은 것도 있었다. 순종, 인내, 배려,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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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떠난 날, 나는 알았다.
그의 죽음이 한 생명의 끝이 아니라,
내 안의 한 생명의 일부가 사라지는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많이 힘들고 아팠던 것이다.
죽은 자는 조용했지만,
살아 있는 나는 그 침묵을 견디며 매일을 걸었다.
밥그릇, 담요, 잠자리, 현관 앞…
그 모든 자리마다 그가 남긴 체온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건 여러 형태로 모양을 바꾸어 흘러간다는 것을.
사랑은 그렇게 자리를 옮겨 앉는다.
한 생명에서 또 다른 생명으로,
한 마음에서 또 다른 마음으로.
이제 나는 안다.
사랑의 근원은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우주의 주관자신 하나님에게서 온 것이라는 사실을…
성경 요한일서를 보면 ‘하나님은 사랑‘(요한일서 4:7-8)이라고 말씀한다.
사실 우리는 사랑받을 대상이지
사랑할 능력도 없는 자들인데, 그분이 우리 안에 심어주신 사랑의 DNA 때문에 그것이 나를 움직이게 했고, 그것이 또랑이를 품게 했으며, 그것이 지금도 내 안에서 계속 숨 쉬고 있다.
긍휼(矜恤)도 그렇다.
긍휼이란 ‘불쌍히 여겨 돌보아 준다‘는 말이다.
그런데 자세히 한자를 파자(破字)해 보면
거기서 놀랍게 이런 뜻이 있다. 긍휼이라는 문자에 창(矛)이 들어가 있고 '피(血)'가 들어가 있다. 십자가상의 예수님 이야기다. 즉, 하나님의 긍휼의 DNA가 우리에게 있어
우리도 불쌍히 여기는 그 마음이 있다.

이별은 끝이 아니다.
그건 이동이다.
사랑은 죽음에 닿지 않는다. 사랑은 죽음같이 강하다.
그 근원이 바로 영원하신 하나님으로부터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멸되지 않고 자리를 옮겨 앉아
다른 생명을 품고, 또 다른 삶을 이어간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또랑이는 떠난 게 아니다.
그는 다만 자리를 옮겨 앉았을 뿐이다.
내 마음의 한켠,
그리고 내가 사랑할 모든 이들 속으로.
여러분들도 위와 유사한 추억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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