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추운 밤, 할아버지가 사라졌다.
“할아버지가 안 보여요!”
2018년 9월 러시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의 작은 마을에서, 한 가족의 비명 같은 외침이 울려 퍼졌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83세 이반 크라프첸코 할아버지가 저녁 산책을 나간 후 돌아오지 않은 것입니다. 시베리아의 9월 밤은 영하로 떨어집니다. 노인이 밤새 숲에 있다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유일한 친구, 고양이 ‘무르카’
이반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여의고 혼자 살다가 3년 전부터 아들 가족과 함께 살게 됐습니다. 치매가 진행되면서 가족 얼굴도 가끔 알아보지 못했지만, 한 가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의 고양이 ‘무르카’에 대한 애정이었습니다.
무르카는 7살 된 삼색 고양이로, 할아버지가 할머니와 함께 살던 시절부터 할아버지 곁을 지켜온 동반자였습니다. 치매로 인해 할아버지가 가족 이름을 잊어도, 무르카의 이름만큼은 기억했습니다. 무르카도 할아버지만 따라다녔습니다.
2018년 9월 17일 오후 5시경, 할아버지는 평소처럼 집 주변을 산책하러 나갔습니다. 하지만 해가 지고 어두워져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오후 7시가 되자 가족들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 수색에 나섰습니다.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넓은 시베리아 숲에서 한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바늘을 찾는 것만큼 어려웠습니다.
고양이가 보낸 신호
밤 10시, 가족들이 지쳐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무르카의 행동이 이상했습니다. 평소 조용한 무르카가 현관문 앞에서 계속 울며 문을 할퀴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어주자 무르카는 숲 쪽으로 달려가다가 멈춰서 뒤를 돌아보며 울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현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처음에는 무르카도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뭔가 달랐어요. 무르카는 계속 특정 방향을 가리키듯 그쪽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손녀 올가(32세)의 말입니다.
올가는 직감적으로 무르카를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손전등을 들고 나선 올가와 남동생, 그리고 무르카. 고양이는 주저하지 않고 숲속 오솔길로 들어갔습니다. 어둠 속에서 무르카의 회색 털이 가끔씩 손전등 빛에 반짝였습니다.
무르카는 마치 길을 아는 것처럼 확신에 찬 걸음으로 나아갔습니다. 오른쪽 오솔길, 시냇가를 건너, 나무가 우거진 언덕을 넘어… 올가 남매는 무르카를 놓치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따라갔습니다.
출발한 지 약 50분 후, 집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서 무르카가 갑자기 멈춰 섰습니다. 그리고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습니다. 올가가 손전등을 비추자, 쓰러진 나무 옆 낙엽 더미 속에 할아버지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기적적인 구조
“할아버지!”
올가의 비명에 할아버지가 희미하게 눈을 떴습니다. 의식은 있었지만 저체온증으로 심하게 떨고 있었고, 다리를 다쳐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올가는 즉시 구조대에 연락했고, 남동생은 자신의 재킷을 벗어 할아버지를 덮어드렸습니다.
무르카는 할아버지 곁으로 가서 할아버지의 가슴 위에 몸을 웅크렸습니다. 마치 할아버지를 따뜻하게 해주려는 듯이요. 할아버지는 떨리는 손으로 무르카를 쓰다듬으며 희미하게 미소지었습니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는 밤 11시 20분.
할아버지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큰 후유증 없이 회복했습니다. 의료진은 “2~3시간 더 늦었다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양이는 어떻게 길을 알았을까?
무르카는 어떻게 할아버지가 있는 곳을 알았을까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동물행동연구소의 드미트리 소콜로프 박사는 이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첫째, 고양이의 후각 추적 능력입니다.
고양이는 인간보다 14배 민감한 후각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자신에게 익숙한 사람의 냄새를 장거리에서도 추적할 수 있습니다. 무르카는 할아버지가 걸어간 길에 남긴 냄새를 따라간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고양이의 귀소본능과 지리적 기억입니다.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을 정확히 기억하고, 복잡한 지형도 방향을 잃지 않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무르카가 평소 할아버지와 함께 그 지역을 산책했다면, 지형을 기억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고양이와 주인 사이의 강한 유대감입니다.
최근 연구들은 고양이가 개만큼이나 주인에게 깊은 애착을 형성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오랜 기간 함께한 고양이는 주인의 안전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2017년 ‘동물인지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는 주인이 위험에 처했을 때 능동적으로 구조 행동을 시도하는 경우가 관찰됐다고 합니다. 이는 고양이가 단순히 이기적인 동물이 아니라, 사회적 유대를 중요하게 여기는 동물임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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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고양이가 생명을 구하다.
무르카의 이야기는 러시아 전역에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습니다. 이르쿠츠크 지역 동물보호단체는 무르카에게 ‘용감한 고양이’ 메달을 수여했고, 지역 신문은 무르카를 표지 모델로 실었습니다.
하지만 무르카 자신은 여전히 평범한 고양이로 남았습니다. 여전히 할아버지 곁에서 낮잠 자고, 할아버지가 쓰다듬어주길 기다리는 그저 평범한 집고양이로요.
이반 할아버지는 사건 이후 건강이 많이 호전됐습니다. 치매로 인해 그날 밤의 기억은 흐릿하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히 기억합니다. 추운 숲속에서 자신의 가슴 위에 웅크리고 있던 따뜻한 털뭉치를 말이죠.
“무르카가 내 생명을 구했다고 하더군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날 밤 추울 때 따뜻한 뭔가가 내 가슴에 있었던 건 기억해요. 그게 무르카였겠죠. 고양이는 작지만, 큰 사랑을 가진 동물입니다.”
올가는 말합니다. “무르카는 우리 가족의 영웅이에요. 만약 무르카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할아버지를 영영 잃었을 거예요. 고양이를 단순히 애완동물로만 생각하는 건 큰 실수입니다. 그들은 가족이고, 때로는 생명을 구하는 수호자입니다.”
시베리아의 추운 밤, 한 마리 고양이가 보여준 사랑과 충성. 무르카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동물의 사랑은 종을 초월하며, 때로는 인간보다 더 순수하고 강렬하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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