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골목
차가운 바람이 털 사이를 파고든다.
배가 고프다.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다. 하지만 오늘은… 오늘은 그 사람이 오는 날이다.
나는 안다.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를. 누가 나를 쫓아내려는 발소리인지, 누가 그냥 지나가는 발소리인지. 그리고 누가… 나를 위해 오는 발소리인지.
‘저 모퉁이를 돌면 그가 보일 거야.’

나는 평소보다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추스른다. 털을 핥고, 귀를 쫑긋 세운다. 오늘따라 유난히 추운데, 몸을 웅크리고 있으면 더 춥다는 걸 나는 안다. 움직여야 한다. 그가 올 자리로 가야 한다.
‘만약 내가 없으면 어떡하지? 나를 찾지 못하면?’
그런 생각이 들면 가슴이 철렁한다. 한 번은 그랬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처마 밑에 숨어 있었는데, 그가 평소 자리에서 나를 못 찾고 돌아갔던 적이. 그날 나는 하루 종일 후회했다. ‘나갔어야 했는데. 비를 맞더라도.’
여섯 시 삼십 분
골목 저편에서 익숙한 발소리가 들린다. 내 심장이 쿵쾅거린다. 저 발소리, 맞다. 그다. 나는 귀를 더 세우고, 몸을 일으킨다.
“야옹.”
작게 울어본다. 너무 크게 울면 다른 고양이들이 온다. 이건 내 시간이다. 내가 기다린 시간.

그가 모퉁이를 돈다. 손에는 작은 봉지가 들려 있다. 나는 안다. 저 봉지 안에 내 아침이 있다는 것을.
“왔구나.”
그의 목소리는 따뜻하다. 마치 내가 누군가의 고양이인 것처럼. 아니, 잠깐이라도 나는 그의 고양이다. 이 순간만큼은.
그가 무릎을 굽히고 밥을 내려놓는다. 나는 천천히 다가간다. 너무 급하게 가면… 너무 급하게 가면 초라해 보일까 봐. 나도 자존심이 있다. 길고양이지만.
하지만 배는 정직하다
나는 그릇에 얼굴을 묻는다. 따뜻하다. 김이 모락모락 난다. 이렇게 따뜻한 밥을 먹는 건 얼마 만인가.
그는 내 옆에 쪼그리고 앉아 내가 먹는 걸 지켜본다. 손을 뻗진 않는다. 나를 놀래키지 않으려고. 그 배려가… 나는 안다. 그가 나를 이해한다는 것을.
“천천히 먹어. 또 올게.”
또 온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본다. 그의 눈이 웃고 있다. 나는 다시 밥을 먹는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천천히. 이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지길 바라면서.
그가 일어선다. 발소리가 멀어진다.
나는 안다. 내일도 그가 올 거라는 것을. 그리고 나는 또 기다릴 것이다.
이 추운 세상에서,
누군가 나를 기억해준다는 것.
그것만으로 오늘을 버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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