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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궁금하다

초코야, 왜 그런 표정을 지어? - 강아지는 정말 죄책감을 느낄까? 🐕

by 캣츠닥스 2026.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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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이 된 방, 그리고 초코의 표정


당뇨 관리 중인 우리 집 푸들 초코.
식이조절 때문에 평소보다 적은 양의 사료를 먹는 탓에 늘 배가 고픈 모양이다. 어느 날 외출 나갔다가 들어와 방문을 열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 쓰레기통이 뒤집혀있고, 휴지와 각종 쓰레기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다.

“초코야!”

내 목소리에 초코는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휙 돌리고 그 자리에 앉아버렸다. 마치 “나 아무것도 몰라요”라고 말하는 것 같은 그 표정.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초코는 혼날 때마다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고, 고개를 돌리고, 때론 귀를 쫑긋 세우며 조심스럽게 나를 훔쳐본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이 표정, 정말 ‘미안해요’일까?

잘못했다니까요? 화내지 마세요!

과학자들이 밝혀낸 놀라운 진실


쓰레기통을 뒤집고, 소파를 물어뜯고, 실수를 하고 나서 보이는 개들의 표정을 많은 보호자들은 “죄책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강아지가 잘못한 걸 알아요. 그 표정 봐요!” 하지만 과학자들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2009년 미국 바너드 칼리지의 동물행동학자 알렉산드라 호로위츠 박사는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개 앞에 간식을 놓고 “먹지 마”라고 명령한 뒤 보호자가 방을 나간 사이 일부 개들은 간식을 먹고, 일부는 먹지 않았다. 핵심은 연구진이 간식을 치워버려서 보호자는 개가 먹었는지 알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보호자가 돌아와서 개를 혼내거나 혼내지 않았을 때,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실제로 간식을 먹지 않은 개들도 보호자가 화를 내면 “죄책감 표정”을 지었고, 반대로 간식을 먹은 개들도 보호자가 화를 내지 않으면 그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 결론은 명확했다. 개들의 “미안한 표정”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이 아니라, 보호자의 화난 모습에 대한 반응이었던 것이다.

초코 : 잘못한지 알겠는데 뭘 어쩌라구요?

초코의 행동, 하나씩 들여다보기


그렇다면 초코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걸까?
초코가 보이는 행동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고개를 돌리는 것은 개들의 “진정 신호” 중 하나로, “싸우고 싶지 않아요”, “진정해주세요”라는 의미다.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것은 야생에서 도전의 의미를 가진 눈 맞춤을 피하며 복종과 평화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귀를 뒤로 젖히는 것은 불안하거나 긴장한 상태로, 보호자의 반응을 살피는 중이다. 즉, 초코는 내가 화났다는 걸 알고 있고, 그 상황을 피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 개들도 ‘알고’ 있다


여기서 반전이 있다.
최근 연구들은 개들이 단순히 반응하는 것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15년 일본 교토대학 연구에서는 개들이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공정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불공평한 대우를 받으면 협조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초코와 또랑이


2018년 영국 포츠머스대학 연구에서는 개들이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람이 보고 있을 때와 보지 않을 때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는 개들이 “금지된 행동”의 개념을 이해한다는 증거다. 개들은 분명히 “안 되는 것”을 안다.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의 “죄책감”과는 다를 뿐이다.

초코가 쓰레기통을 뒤지는 건 배고픔이라는 강력한 욕구 때문이고, 당뇨로 인한 식이조절의 고통 때문이다. 하지만 혼날 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초코의 “멀뚱멀뚱 → 고개 돌리기”는 죄책감보다는 “아, 또 혼나겠구나”라는 예측이며, 갈등을 피하려는 본능적 행동이다. 그래도 배고픔을 이길 수 없었던 것뿐이다.

고양이는 완전히 다르다


우리 집엔 초코 외에도 다섯 마리의 고양이가 있다.
별이, 솔이, 까미, 여름이, 공주. 고양이들의 반응은 초코와 완전히 다르다. 화분을 떨어뜨려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쳐다보며, 혼내면 그냥 자리를 뜬다. 이건 고양이가 냉정해서가 아니다. 고양이는 개와 다른 사회구조를 가진 동물로, 단독 생활을 하는 야생 본능 때문에 서열이나 복종 개념이 약하고 “잘못”의 개념 자체가 다르다. 고양이에게 혼내는 것은 그냥 “이상한 소리 내는 인간”일 뿐이며, 학습보다는 회피만 배우고 더 은밀하게 할 뿐이다.

별이 : 아이고, 다 귀찮아! 내가 뭘 하긴 했어요?

결국 중요한 건 서로를 향한 노력


동물행동학자들은 개들이 ‘잘못’의 개념보다 ‘결과’를 학습한다고 말한다. 쓰레기통을 뒤집으면 보호자가 화내는 소리를 내고, 그것이 불쾌한 경험이 된다는 것을 배운다는 것이다. 개의 ‘죄책감 표정’은 두려움, 복종, 달래기 행동의 복합이지만, 이것이 개를 덜 사랑스럽게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우리와 소통하려 얼마나 노력하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결국 초코의 그 표정은 “미안해요”가 아니라 “화내지 마세요”에 가깝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할까. 초코는 배고팠고, 나는 화가 났지만, 결국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초코의 멀뚱한 눈빛을 보며 나는 당뇨 관리와 배고픔 사이에서 고민하고, 초코는 내 목소리 톤을 읽으며 상황을 파악한다. 이것이 바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삶이 아닐까. 완벽한 이해가 아니라, 서로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 말이다.

여러분 집 반려동물도 이런 표정을 짓나요? 그 순간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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