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전 조선시대에도 고양이 집사가 있었습니다. 선비들은 책을 펼치고 붓을 들어 자신의 고양이에 대한 사랑을 문집에 남겼습니다.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문학적 영감의 원천이자, 삶의 동반자였던 조선시대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이덕무, 고양이를 위해 시를 쓴 실학자
조선 후기의 대표적 실학자 이덕무(1741~1793)는 고양이를 무척 사랑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문집 『청장관전서』에 고양이에 관한 여러 글을 남겼습니다.
이덕무는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의 죽음을 애도하며 「묘설(猫說)」이라는 글을 썼습니다.
“고양이는 세 가지 덕을 가졌다. 첫째, 쥐를 잡아 곡식을 지킨다. 둘째, 밤에도 눈이 밝아 도둑을 막는다. 셋째, 사람을 따르되 아첨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특히 그는 고양이의 독립적인 성격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개는 주인에게 꼬리를 치며 아첨하지만, 고양이는 배가 고파도 스스로 먹이를 구하며 주인에게 구걸하지 않는다”며 고양이의 자존심을 칭찬했습니다.

강희맹, 고양이에게 벼슬을 준 선비
조선 초기의 문신 강희맹(1424~1483)은 더욱 특별한 고양이 애호가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에게 “득남후(得男侯)”라는 봉호를 내렸습니다. 아들을 얻게 해준 공로를 기려 “아들을 얻게 해준 제후”라는 뜻의 칭호를 준 것입니다.
강희맹의 집에는 쥐가 너무 많아 곡식이 계속 축났습니다. 고양이를 들여온 후 쥐가 사라지자 집안이 평화로워졌고, 그 덕분에 아들까지 얻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조선시대에 자손을 잇는 것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생각하면, 고양이에게 이런 칭호를 내린 것은 대단한 애정의 표현이었습니다.
강희맹은 「묘호득남후설(猫號得男侯說)」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쥐가 사라지니 잠을 편히 잘 수 있었고, 몸이 건강해지니 아들을 얻었다. 이 모두가 고양이의 공이니 어찌 포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홍만종, 고양이 묘비를 세운 문인
조선 후기 문인 홍만종(1643~1725)은 자신이 사랑하던 고양이가 죽자 묘비(墓碑)를 세웠습니다. 고양이의 무덤에 비석까지 세운 것입니다.
그는 묘비에 이렇게 새겼습니다.
“너는 쥐를 잡는 것보다 사람을 따르는 것을 좋아했다. 밤낮으로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책상 위에서 잠들었다. 네가 죽은 후 서재가 너무 쓸쓸하구나.”
홍만종의 고양이는 쥐를 잡는 능력보다 주인과의 교감을 더 중요하게 여긴 반려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시대에도 고양이를 단순한 해충 퇴치용이 아니라 정서적 동반자로 여긴 사람들이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신광수, 고양이 초상화를 그리게 한 화가 선비
조선 후기의 시인이자 화가였던 신광수(1712~1775)는 자신의 고양이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화가에게 부탁했습니다. 당시에는 사람의 초상화도 귀했던 시대인데, 고양이의 초상화를 그린 것입니다.
신광수는 「화묘도(畫猫圖)」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푸른 눈에 흰 털, 네 발은 눈처럼 깨끗하다. 낮에는 따스한 햇볕 아래 조는 것을 좋아하고, 밤에는 쥐 잡으러 나선다. 화가여, 이 고양이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주게.”
정약용, 고양이의 습성을 관찰한 학자
실학의 거두 정약용(1762~1836)도 고양이에 대해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는 유배지에서 고양이를 관찰하며 그 습성에 대해 상세히 기록했습니다.
“고양이는 쥐를 잡을 때 한참을 기다린다. 조급하지 않고 인내심이 있다. 덤벼들 때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다. 이는 학문하는 자세와 같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때가 오면 정확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정약용은 고양이의 사냥 습성에서 학문하는 자세를 배워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이옥, 고양이 장례식을 치른 문인
조선 후기의 괴짜 문인 이옥(1760~1812)은 자신의 고양이가 죽자 정식으로 장례식을 치렀습니다. 상여를 만들어 고양이를 모시고, 제문까지 지어 읽었습니다.
그가 지은 제문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네가 우리 집에 온 지 8년, 한 번도 내 무릎을 떠나지 않았다. 추운 겨울밤 네 따스한 온기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아느냐. 이제 네가 떠나니 누가 나와 함께 긴 겨울밤을 보내겠는가.”
조선시대 고양이의 지위
조선시대 고양이는 실용적 동물이면서 동시에 문화적 상징이었습니다. 선비들은 고양이의 독립적이고 깨끗한 습성을 군자의 덕목에 비유했습니다.
고양이는 쥐를 잡아 곡식과 책을 지켰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고양이와 함께 책을 읽고,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며 정서적 교감을 나눴습니다.
특히 양반가에서는 고양이를 길러 “서향묘(書香猫)”, 즉 책 향기가 나는 고양이라고 불렀습니다. 책을 쥐로부터 지키는 고양이를 특별히 아꼈던 것입니다.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있었다
물론 모든 선비가 고양이를 좋아한 것은 아닙니다. 일부는 고양이가 너무 독립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 비판했습니다.
“개는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지만, 고양이는 배가 부르면 주인을 외면한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판조차 고양이의 존재가 조선 사회에서 얼마나 큰 관심사였는지를 보여줍니다.

400년을 넘어선 고양이 사랑
조선시대 선비들의 고양이 사랑은 현대의 집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고양이가 죽으면 슬퍼하고, 묘비를 세우고, 초상화를 그리고, 시를 지었습니다.
이덕무가 고양이의 세 가지 덕을 칭찬하고, 강희맹이 고양이에게 벼슬을 주고, 홍만종이 묘비를 세운 것은 40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SNS에 고양이 사진을 올리고, 생일상을 차려주고, 무지개다리를 건넌 아이를 추모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인간과 고양이 사이의 특별한 유대감, 그것은 조선시대에도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본 사례는 기록에 근거하되, 일부 세부 정보는 출처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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