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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스토리

또랑이 수렁에서 건져올린 날-2부

by 캣츠닥스 2023.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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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병원에서 수술


서울로 데려간 랑이는 다른 녀석들과 아직 화합하지 못하고 몸을 계속 떨고 있다고 영상을 보내왔다. 수술을 했는데 이상이 있는 것 같았다.
“아니, 돈을 그렇게 많이 받고도 수술을 제대로 못한 거야? 그 원장이란 사람…”
이미 끝난 일이라 어쩔 수도 없었다.
다시 자주 가는 동물병원에 간다고 연락이 왔다.
그 서울에 자주 가는 동물병원 원장은 지방에서 한 첫 수술이 60년대식 수술로 그 모양이 됐고 재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생각할수록 화가 나고 속이 상했다.

엑스레이 사진을 보니 정말 대충 뼈와 뼈를 얽어 맨 것 같았고 얽어 맨 줄이 움직일 때마다 속살을 찔러서 다리를 계속 떨고 있는 것 같았다. 수술 자체를 다시 해야 할 듯싶었다.

수술을 두번 했는데도 계속 다리를 떨었다.


재수술 후에도 녀석은 계속 몸을 떨었다.
근본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이 서울 병원장도 발이 썩어간다고 그 썩어가는 부위에 설탕을 넣고 희한하게 치료를 했다. 그런데 그 치료는 잘됐지만 수술한 부분에 이상이 있는 듯했다. 조금 더 큰 병원에 가야 했다. 사람으로 치면 대학병원 정도 되는 것으로 가야 했다.
그때부터 아내와 다툼이 생겼다.
“아니, 그냥 놔 두지 왜 수습해서 이렇게 많은 돈 들고 시간 들고…”
“그럼 그때 내려오지 말든지, 안 내려왔으면 안락사시키든지 했을 것 아닌가…”
“그만해, 그냥 좋게 생각하고 치료하자. 우리 운명이다.”
“앞으론 이 문제 더 거론하지 말고 식구처럼 키우자고.”

가정의 근심, 하지만 더 큰 사랑


시간이 가면서 계속 녀석 때문에 근심이 커졌다.
치료비는 예상보다 훨씬 커졌고 돌봐야 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수습하지 않았다면 전혀 필요치 않는 돈과 시간이었다.
‘그래, 운명이라고 했잖아. 생명 하나 구했잖아.’
그렇게 자위했다.
그런 우리 바람인지는 몰라도 녀석은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다른 강아지들과 교감을 잘했고 잘 어울렸다.
심한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마음이 낮아진 느낌이 들었고 무척 순종적이었다. 한참 위인 언니가 쫓아가 기세등등하게 ‘눈 깔아!’ 하면 어김없이 자세 낮추고 복종했다.
정말 사랑스러운 녀석이었다. 이런 성격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성격이었다.

치료비도 많이 들고 케어할 시간도 많아져 근심이 되었지만, 녀석의 행동이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어느 날 집 전화가 울리는데 녀석이 닭 목소리 같은 이상한 소프라노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노래를 불렀다. 그다음부터는 내가 ‘꼬꼬댁’하고 선창 하면 녀석이 소리를 듣고 따라 불렀다.
‘세상에 강아지가 노래를 부르다니…’
정말 신기했다.


3차 수술과 회복


다시 큰 병원으로 가서 세 번째 수술에 들어갔다.
병원장은 반려동물 관련 TV에 자주 나가는 패널로 자주 TV에서 보았던 젊은 원장이었다.
“아이를 이렇게 수술하다니…”
“왜요?”
“어디에서 수술했어요?”
“처음엔 시골, 두 번째는 서울에서…”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수술하면 어떡하나, 완전 엉망으로 대충대충 했구만, 참 애가 고생 많이 했겠어요.”
속으로 화도 났지만 돈도 많이 들어갔다고 푸념했다.
세 번째 수술은 자세하게 수술 상황을 설명해 주면서 이제는 괜찮을 거라고 했다.
‘수의사들 다 똑같지 다 잘될 것이라고들 하지 않았나.’
그런 소리부터 올라왔다.

수술을 하고 며칠 동안 병원에 있던 랑이는 점점 회복이 되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이전보다 녀석이 조금씩 활달해져 갔다. 노래도 잘 부르고 특히 먹는 음식에 집착이 강했다. 살도 조금씩 쪄갔다. 운동을 시킬려니 아직 다리가 성치 못해서 음식 조절을 해야 했다. 녀석을 보며 나를 보았다. 내가 영락없는 그 녀석이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매 강도들이 그 옷을 벗기고 때려 거반 죽은 것을 버리고 갔더라 마침 한 제사장이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고 또 이와 같이 한 레위인도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되 어떤 사마리아인은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고 이튿날에 데나리온 둘을 내어 주막 주인에게 주며 가로되 이 사람을 돌보아 주라 부비가 더 들면 내가 돌아올 때에 갚으리라 하였으니. “
누가복음 10:30-35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 강도 만난 자의 이야기다.
우리 랑이가 죽음 앞에서 나를 만나 살았듯이 나도 하나님 앞에서 그렇게 건짐을 받았구나. 그 생각을 하니 랑이가 너무 귀해 보였다.
난 자비롭지도 않고 누구를 위해 봉사나 구제도 잘 못하는 사람인데 랑이가 내게 어쩌다 은혜를 입었구나.
하지만, 난 어쩌다 은혜를 입은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내게로 찾아와 나를 구원해 주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참 감사했다.

 

너무 예쁘게 살고 있는 랑이


녀석이 얼마나 예쁘고 무엇보다도 그 마음이 얼마나 겸비한지 모른다. 고통 속에서 인내를 배우고 자제력을 배운 듯 순종적이고 너무나 잘 따른다. 가끔 서울에 올라가면 나를 보고 현관에서부터 낮은 포복을 하면서 반갑다고 반긴다. 반가워 그대로 누우면 가슴 위에 올라와 입에 뽀뽀를 막 한다. 상봉의 기쁨을 그렇게 한 3분 나누다 보면 그때서야 다른 식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은혜를 알아서 그러는 걸까? 단순히 반가워서 그러는 것일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녀석을 참 잘 구했구나 라는 생각을 해본다. 들어간 치료비나 모든 비용도 크긴 했지만 우리 가족에게 너무 큰 힐링을 준 녀석이기도 하다.
벌써 우리 집에 온 지도 9년이 됐다.
작년에 돌아간 미미와 함께 산책을 나가면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미미를 보고 다가가 데려오곤 했다. 미미는 절대로 배를 보여주진 않았는데 랑이는 모든 것을 주인에게 맡긴다. 뒤집어 놓으면 그대로, 하늘 보고 만세 부르라면 그대로… 그래서 더 예쁘다.
오늘도 녀석을 옆에 두고 포스팅한다.

‘그래, 사랑은 계산을 하지 않아!’



또랑이 이야기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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