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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이별3

시가 있는 풍경 🍹 어떤 그리움은 바람처럼 가슴을 지나 뒤로 빠져나간다. 놓치지 않으려는 것들겨울이 먼저 와 있었다.아침의 공기가 말없이 단단해질 때,나는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부르면 더 또렷해질까 봐.목소리는 낮은 서랍에 넣어두었다.열지 않으면 먼지가 쌓이는 곳.몸짓은 문턱에 걸어 두었다.지나갈 때마다 발목에 스치도록.아플 때 숙였던 고개는사진 속 각도로 남아 계절이 바뀔 때마다조금씩 빛을 잃었다.빛을 잃는다는 건, 사라지는 게 아니라나를 덜 부르는 일이었다.이별 전날부터의 고통은말이 없었다.말이 없다는 건이미 충분히 말해버렸다는 뜻이라서나는 듣지 않는 척을 배웠다.시간은 성실했다.매일을 지나며기억의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었다.나는 그 둥글어짐이편안해지는 일인지, 놓치는 일인지끝내 묻지 않았다.눈이 오지 않는 겨울에도차가움은 남는다.남는 것들은 늘 조용해서놓치기 쉽다.그래서.. 2025. 12. 20.
초겨울의 문턱에서, 다시 너를 만난다 + 가을을 품은 시(詩) 초겨울의 문턱에서…라디오 소리도 꺼진 채, 나는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차창 밖으로 스치는 가로수의 그림자가 유난히 길었다.문득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 늘 그 자리에 있었던 작은 몸짓, 눈망울, 하얀 분수머리.창문에 코를 대고 바람 냄새를 맡던 모습,신호에 걸릴 때마다 이유 없이 나를 올려다보던 눈빛.그 눈빛 하나로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던 시절이 있었다.오늘은 이상하게도 그 장면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한두 컷이 아니라, 살아 있던 시간들이 통째로.운전 중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나는 그 기억들에 잠겨 눈앞이 하얗게 희미해졌다.이를 악물수록 더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그것.차 안은 현실이었지만, 마음은 그 실루엣에 가 있었다.가을이 끝나갈 무렵, 우리는 이별을 해야 했다.그때의 가을은 너무도 평온하고 하늘은 .. 2025. 12. 15.
죽음은 숭고하다. 두 번의 마지막 숨, 마지막 눈빛. 9화. 마지막 밤, 마지막 숨지난 이야기 (8화) : 병과 함께 걷는 길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그 작은 몸에 무슨 병이 그리 많은지. 심장병, 신장병, 폐수종, 그리고 암세포까지 발견된 또랑이는 병마와 싸우며 묵묵히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매일 피하수액 주사를 맞아야 했고 약을 복용해야 했지요. 그럼에도 호흡곤란으로 인해 몇번이나 기절을 해서 그때마다 우린 죽음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저는 또랑이에게 더 많은 세상을 눈에 넣고 기억하도록 그를 데리고 밖에 나가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아직도 그를 안고 말하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눈앞에서 언니를 잃은 또랑이는 많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사랑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는 것이구나.🔙 8화로 가기 ◀ 병과 함께 걷는 길그날.. 2025.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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